[쿠키 정치] “박근혜의 당선을 도운 문재인의 X맨은 이정희였다.”
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‘박근혜 저격수’로 나선 이정희(43·통합진보당·사진) 전 후보가 박근혜(60·새누리당) 대통령 당선인의 청와대 입성을 견인한 셈이 됐다는 유권자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.
대선 이틀 뒤인 2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(SNS)에는 이 전 후보를 향한 여론의 비판 발언들이 쏟아지고 있다. 박 당선인의 지지층은 물론, 문재인(59·민주통합당) 전 후보의 지지층까지 몰려 이 전 후보에게 뭇매들 때렸다.
네티즌들은 “아무리 생각해도 문 전 후보는 X맨 때문에 진 것 같다. 상대(박 당선인)의 지지층을 자극해 더 결집하게 만들고 부동층의 염증을 일으킬 실언을 쏟아낸 X맨은 이 전 후보다(@jun****)”라거나 “문 전 후보는 이 전 후보와의 선을 확실하게 그었어야 했다(@sky****)”며 십자포화를 가했다. 이 전 후보를 향한 비판 여론은 통합진보당 홈페이지 게시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.
네티즌들의 이 같은 분석은 이 전 후보에게 반감을 가진 보수층과 노년층의 결집을 불러 박 당선인의 지지기반을 강화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. 선거보조금 27억원을 반납하지 않은 ‘먹튀 논란’과 방송토론 중 우리 정부를 “남쪽 정부”라고 실언한 ‘종북(從北) 논란’에 휩싸인 이 전 후보가 박 당선인만 집중 겨냥하면서 오히려 문 전 후보에게 악재로 작용했다는 게 일부 유권자들의 시각이다.
실제로 박 당선인은 북한과 인접한 경기도 동두천(59.18%·이하 괄호 안은 득표율)과 포천(63.78%), 연천(65.32%), 강원도 양양(66.86%) 등에서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했다. ‘종북 논란’이 표심에 영향을 끼친 셈이다.
한편 박 당선인은 지난 19일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1577만3128표(득표율 51.6%)로, 문 전 후보(1469만2632표·득표율 48.9%)를 따돌리고 제18대 대통령으로 당선했다. 이 전 후보는 선거를 사흘 앞둔 지난 16일 후보에서 물러났다.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